[속보]“日 문제해결 의지없다”…韓, WTO 제소 절차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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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6.02. 오후 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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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가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분쟁 해결 절차를 다시 시작한다.

2일 나승식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은 “정부는 지난해 11월 22일 잠정 정지했던 일본의 3개 품목 수출 제한 조치에 대한 WTO 분쟁 해결 절차를 재개키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나승식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이 1일 정부세종청사 산자부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나 실장은 “일본 정부는 문제 해결의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현안 해결을 위한 논의는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정부는 지금 상황이 당초 WTO 분쟁 해결 절차 정지의 조건이었던 정상적인 대화의 진행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에 이르게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7월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제조 과정에 필요한 핵심 소재인 EUV 포토레지스트, 불화 폴리이미드,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등 3개 품목을 개별허가 대상으로 바꾸는 경제 보복 조치를 실시했다. 그전까지 이들 품목은 개별로 품목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는 일반포괄허가 대상이었다. 일본 정부는 또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백색 국가ㆍ수출 절차 간소화 대상국)에서도 제외시켰다.

한국 정부는 일본의 수출 제한 조치가 부당하다며 지난해 9월 일본을 WTO에 제소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한ㆍ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종료를 앞두고 이를 유예했고 WTO 제소 절차도 중지했다.

하지만 수출 규제 강화 조치를 실시한 지 1년이 다 돼 가도록 일본 쪽에서 완화 움직임이 없자 산업부는 지난달 12일 수출 규제를 두고 공식 입장을 밝히라고 일본 정부에 요구했다. 시한은 지난달 31일까지였다. 시한을 넘기고도 이렇다 한 일본 측 반응이 나오지 않자 한국 정부는 WTO 제소 절차 재개를 결정했다.

일본 정부는 수출 규제의 이유로 ▶3년 동안 한ㆍ일 정책 대화가 열리지 않았고 ▶재래식 무기 캐치올(목록 외 품목도 포괄적 규제) 통제 법적 근거가 부족하며 ▶수출 관리 조직ㆍ인력이 충분치 못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나 실장은 “일 측이 대 한국 수출 규제 강화 조치 시에 제기한 세 가지 사유는 모두 해소됐다”며 “EUV 포토레지스트, 불화 폴리이미드, 불화수소 등 3개 품목의 경우 지난 11개월 동안의 운영 과정에서 일본이 수출 규제의 원인으로 지목했던 안보상의 우려가 일체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이 수출 규제의 진짜 배경이라 일본 측이 움직이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한국 측은 WTO 제소 재개란 강수를 다시 뒀다. 나 실장은 “WTO 분쟁 해결 절차를 통해 일본의 3개 품목 수출 제한 조치의 불법성과 부당성을 객관적으로 입증함으로써, 우리 기업의 정당한 이익을 보호하고 양국 기업들의 글로벌 공급 사슬에 드리워진 불확실성이 조속히 해소되도록 모든 역량을 결집해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세종=조현숙·허정원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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